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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캠퍼스 친 팔레스타인 시위 전국으로 확산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 시위 불법 규정, 기마대 투입 진압봉 휘두르며 강경 대처 

경찰 대학생 57명 체포  … 학부모 동문 단체, 석방 촉구하며 법원앞서 밤샘 촛불시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6개월이 지나면서 반 이스라엘-친 팔레스타인 시위가 미국 전역의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부대학에서는 시위 대학생들의 무더기 연행에 맞서 반전시위가 격화되면서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는가 하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졸업식을 취소하는 등 대학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4일 텍사스 대학 오스틴(UT-Austin) 캠퍼스에서 500 여명의 학생과 지역사회 단체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과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에 대해 비판하고, 팔레스타인 인들의 인권을 지지하는 메시지와  함께 전쟁을 지원하는 기업과 관계를 중단할 것 등을 대학당국에 촉구하며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이를 불법 시위로 규정, 텍사스 주 무장 경찰과 기마대까지 동원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57명의 시위 참가자를 체포 연행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텍사스 주 경찰과 기마대는 곤봉을 휘두르며 강경 진압으로 맞서 일부 학생과 시민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등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 중에는 현장을 취재하던 지역 방송국의 카메라 기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의 과잉 시위 진압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시위대 석방 촉구하는 밤샘 ‘촛불 시위’

 

대학 캠퍼스 경찰은 이날 시위대 즉각 해산을 명령했지만 캠퍼스 내에서의 평화적인 집회자유를 주장하는 시위대와 맞서는 상황까지 치닫자 텍사스 주 정부가 경찰권을 발동하면서 무작위 체포 작전이 진행됐다. 

시위 과정에서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 연행된 학생들은 수갑이 채워지고 일부는 포승줄로 묶인 채 트래비스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 경찰이 연행 구금된 57명의 시위대에 대해 보석 조치를 위한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체포된 시위 참가자들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구호와 촛불 집회가 교도소 앞에서 이어졌다. 

체포된 시위대의 부모와 형제, UT 동문, 지역 모스크인 이슬람 센터 관계자들이  포함된 교도소 앞 시위대는 200 여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밤을 지새기 위한 텐트와 물, 간식, 피자, 이불 등을 준비하고 팔레스타인 지지를 결집시키기 위한 촛불시위를 이어갔다. 

유리문을 통해 밖에서 볼 수 있는 감옥 로비에서는 이날 저녁 늦은 시간까지 시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신속한 법 집행 대응과 체포된 시위자들을 보석으로 석방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진압한 경찰이 시위대 참가 학생을 체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美 대학 反이스라엘 시위 전국 확산… 기마 경찰까지 출동 - 24일 미국 텍사스주(州)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기마대를 동원한 경찰이 반(反)이스라엘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2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18일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학생 시위대 100여 명이 체포된 것을 계기로 반이스라엘 시위가 미국 전역에 확산하면서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24일 미국 텍사스주(州)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기마대를 동원한 경찰이 반(反)이스라엘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곤봉 진압으로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시위대 57 명이 연행됐다. AP 연합뉴스

 

 

컬럼비아 대학에서 촉발된 대학 시위 전국으로 

 

미 동부 명문 대학인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에서 촉발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는 중부 텍사스 주와 서부 캘리포니아 주 까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 18일 컬럼비아 대학 당국은 팔레스타인 지지 학생들이 대학 캠퍼스 내에 텐트촌을 조성, 이스라엘 관련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자 이를 불법 점검 시위로 규정, 시위자 100여명을 체포하는 강수로 맞섰다. 

이후 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지 선언과 함께 대학 내에서의 평화적인 집회시위를 보장하라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대학측은 교내 안전문제를 이유로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며 사실상 학교를 폐쇄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대학당국은 이와함께 유대인 학생들에게 증오범죄 대상으로 지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외부 활동을 삼가고 자택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하며 팔레스타인 지지와 반 이스라엘 시위를 벌이자 대학 당국이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 사실상 학교를 폐쇄했다.

 

동부 명문인 보스턴의 하버드대에서도 학생 수백명이 교내 팔레스타인 지지 단체 활동을 학교가 중단시키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는가 하면 피츠버그 대학도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였다.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서던 캘리포니아대(USC)에서는 최근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로 수십명의 학생들이 체포되고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대학당국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졸업식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졸업생 대표 연설을 준비중인 무슬림 학생이 소셜미디어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항의를 받고 연설이 취소됐고 텐트 시위가 이어지자 대형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학교측은 밝혔다.   

이밖에 뉴욕대학(NYU)에서도 친 팔레스타인 시위를 벌이던 학생 약 130명이 체포됐고, 예일대에서는 40여 명이 캠퍼스에서 시위를 벌이며 현장을 떠나기를 거부한 뒤 무단 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하버드대, 에머슨 대학에서도 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미시간 대학과 미네소타 대학에서도 가자 전쟁에 반대하는 야영지가 세워졌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도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다른 학교 시위자들과 연대해 캠프촌을 세웠는가 하면,  프린스턴 대학교와 노스웨스턴 대학교, 조지 워싱턴 대학교를 포함한 미 전역의 대학에 시위 텐트촌이 들어서는 등 대학내 반전시위가 들불 처럼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 18일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이던 학생 100 여명이 경찰에 체포된 이후 미국 전역의 대학 캠퍼스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친팔레스타인'을 외치는 학생들이 주도하는 시위에 '반유대주의'를 외치는 일반 시민들까지 가세하면서 학내 갈등이 사회 문제로 확산,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흔들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학가 반전 시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변수로 작용할 듯

 

 

이같은 미국내 대학들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오는 11월에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정치권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젊은 층의 반전 여론마저 더욱 격렬해지면서, 대선을 앞둔 바이든 정부의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학 캠퍼스에서 표현의 자유와 토론, 차별 금지가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잔피에어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사람들이 평화로운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그러나 혐오 표현이나 폭력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앞서 "노골적인 반 유대주의는 비난받을 만하고 위험하다"며 "대학 캠퍼스는 물론 미국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컬럼비아 대학이 전체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한 것과 관련,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컬럼비아대가 문을 닫고 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며 "미친 짓(crazy)"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컬럼비아대가 힘을 좀 얻고 용기를 내서 학교를 계속 열어야 한다"며 "(학교 폐쇄는) 미친 짓이다. 그것은 상대방이 이긴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텍사스=박철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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